♣ 에세이 필사 6일 차 그림자를 판 사나이 밤샘 시위자들이 설치한 각양각색의 텐트들로 뒤덮인 공원 구석구석엔 답지한 기부 물품들이 곳곳에 산처럼 쌓여 있었다. 텐트에선 대마초 냄새가 진하게 풍겨 나왔다. 수시로 피자가 배달되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하루 종일 피자를 먹었다. 나도 피자 한 조각을 배급받고 사방에 쌓여 있는 음료수 상자에서 생수를 꺼내 마셨다. 공원 한구석에는 도서관도 있었다. 사람들이 기부한 책에 OWS(Occupy Wall Street)라는 장서인만 찍어 보관하고 있었다. 누구라도 아무 절차 없이 책을 대출할 수 있었다. 통일된 조직 체계는 없었지만 주코티 공원은 자생적으로 작은 도시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텐트들이 모여 있는 주거지역과 토론과 회의가 열리는 일종의 아고라 같은 공적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