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휴일 - 박준 가족의 휴일 ㅡ 박준 아버지는 오전 내내 마당에서 밀린 신문을 읽었고 나는 방에 틀어 박혀 종로에나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날은 찌고 오후가 되자 어머니는 어디서 애호박을 가져와 썰었다 아버지를 따라나선 마을버스 차고지에는 내 신발처럼 닳은 물웅덩이 나는 기름띠로 비.. 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2020.01.26
외치는 자의 소리 - 김진래 2019년 성탄절을 맞으며 외치는 자의 소리 - 김진래 이 세상은 어둠 속에서 진리를 찾아 헤매고 방황하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외치지만 듣는 이가 없네. 광야에서 사막에서 도시에서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 찬양과 믿음/신 앙 생 활 2019.12.25
토닥토닥 - 김재진 토닥토닥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 거리다가 잠든다. - 시집<삶이 자꾸 .. 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2019.12.08
序詩 - 이성복 序詩 -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 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2019.12.07
뱃속이 환한 사람 - 박노해 뱃속이 환한 사람 - 박노해 내가 널 좋아하는 까닭은 눈빛이 맑아서만은 아니야 네 뱃속에는 늘 흰 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게 보이기 때문이야 흰 뱃속에서 우러나온 네 생각이 참 맑아서 네 분노가 참 순수해서 네 생활이 참 간소해서 욕심마저 참 아름다운 욕심이어서 내 속에 숨은 것.. 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201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