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대추 한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 시집 (대지, 2005) === 고향집에 대추 열매 고향 집 마당 한 구석에 알알이 영근 대추 열매, 사계절을 열매맺기 위해 고통과 아픔을 간직한 채, 풍성한 열매를 맺은 대추나무. 그러나 이젠 만날 수 없네. 도로가 생기는 이유로 고향집과 대추 나무를 볼 수 없다. 그동안 고생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느라고. 2019년 11월 30일(토) 부모님이 정든 고향을 떠나므로 고향집도 사라지고, 대추나무도 사라진다. 정든 고향이 사라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