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물들어가는 인생(자작)

가족의 휴일 - 김진래

물빛향기 2020. 1. 26. 17:28

가족의 휴일         - 김진래


나는 오전 내내
책꽂이에 있는 책을 정리하고


나는 책을 정리하며
종로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날은 춥고 오후가 되자
아내는 주방에서
칼국수를 만들고 있다.


나는 나간다
버스 정류장으로
내 신발처럼 닳은 물웅덩이


아들은
비문(非文)을 적으며 놀다가
나를 쳐다 본다.


너도 갈래?
그래더니 같이가요.
오늘은 학원 안 가니?
오늘은 휴일인데,,,


                 2018년 12월 초
                 박준 시인의 '가족의 휴일' 을 읽고서




가족의 휴일         - 김진래


나는 오전 내내
책꽂이에 있는 책을 정리하고


나는 책을 정리하며
종로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날은 춥고 오후가 되자
아내는 주방에서
칼국수를 만들고 있다.


나는 나간다
버스 정류장으로
내 신발처럼 닳은 물웅덩이


아들은
비문(非文)을 적으며 놀다가
나를 쳐다 본다.


너도 갈래?
그래더니 같이가요.
오늘은 학원 안 가니?
오늘은 휴일인데,,,


      2018년 12월 초
      박준 시인의 '가족의 휴일' 을 읽고서


가족의 휴일       - 박준


아버지는 오전 내내
마당에서 밀린 신문을 읽었고


나는 방에 틀어 박혀
종로에나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날은 찌고 오후가 되자
어머니는 어디서
애호박을 가져와 썰었다


아버지를 따라나선
마을버스 차고지에는
내 신발처럼 닳은 물웅덩이


나는 기름띠로
비문(非文)을 적으며 놀다가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바퀴에
고임목을 대다 말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번 주도 오후반이야” 말하던
누나 목소리 같은 낮달이
길 건너 정류장에 섰다


- 시집『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 박준 시인의 '가족의 휴일'을 읽고서

나의 '가족의 휴일'로 바꿔쓰기를 해 보았다.

2018년 12월 초에 시 필사를 하면서

떠오르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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