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詩) 뜨락 : 권할 수 없는 기쁨 - 김이듬 내 친구는 스피드광 오토바이 레이싱을 즐기는 사람 그런 그가 사고를 당했다 지리산을 한 바퀴 돌아 나한테 놀러 오겠다더니 자동차를 들이받아 오토바이는 박살났지만 자기 몸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며 껄껄 웃는다 하늘로 붕 날아오르는데 그물 같은 게 받쳐주는 것 같았다며 타고난 바이커란다 전화 끊고 저수지 주변을 서성거린다 수위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열렬히 그런 건 없을까 피로 물든 바위틈 고원의 당나귀든 상인의 낙타든 모래알에 이르도록 걸으리 묵직하게 새 한 마리 날아오른다 검은 얼음판 위에 앉아 있던 새 날개가 있는 슬픔 퇴화한 다리 아래 높은 곳으로 떨어져 죽어가는 예감 날 수 있어서 날아야 하니까 버려지지 않는 능력 때문에 - 시집『히스테리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