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밍업 에세이 필사하기 -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 ♣ 필사본문 누군가 내게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됐느냐고 물을 때마다 1989년이 떠오른다. 그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한 해로 내게 남아 있다. 나는 영문학과 신입생이었는데,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했던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 이유를 모르니, 영문학과 신입생으로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간이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막막한 시간들이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잔디밭에 누워 당신의 하얀 미소처럼 저 하늘 위를 떠가는 흰 구름을 올려다봐도 시간이 남았다. 그렇게 너무나 할 일이 없어서 결국 나는 중앙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 앉아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