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밍업 에세이 필사하기 -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 <소설가의 일, 김연수 산문, 문학동네>
♣ 필사본문
누군가 내게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됐느냐고 물을 때마다 1989년이 떠오른다. 그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한 해로 내게 남아 있다. 나는 영문학과 신입생이었는데,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했던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 이유를 모르니, 영문학과 신입생으로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간이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막막한 시간들이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잔디밭에 누워 당신의 하얀 미소처럼 저 하늘 위를 떠가는 흰 구름을 올려다봐도 시간이 남았다. 그렇게 너무나 할 일이 없어서 결국 나는 중앙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 앉아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노트에다가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해에 나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글을 썼다. 그때의 나에게 왜 그렇게 많은 글을 써야만 했냐고 묻는다면, 어깨를 한번 들어 보이고는 “달리 시간을 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라고 대답하리라. 그렇게 나는 소설가가 됐다. 소설가의 방식으로 시간을 경험하면서. 일생이 전집, ‘실제로는 선집’ 66권으로 남게 된다면, 그는 누가 뭐래도 소설가겠지. 결국 비밀은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 (소설가의 일, 김연수 p.13~14)
♣ 손 필사 - 글씨체가 엉망입니다.
♣ 문장 분석과 필사 단상)
1989년 - 누군가 내게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됐느냐고 물을 때, 떠오른다고 한다.
-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해로 기억.
- 영문학과 신입생이었고, 많은 시간이 있었다고 함.
-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잔디밭에 누워 당신의 하얀 미소처럼 저 하늘 위를 떠가는 흰 구름을 올려다봐도 시간이 남았다.
- 너무나 할 일이 없어서 도서관에 앉아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함.
- 그리고 얼마 지나서 노트에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함.
나는 1989년도에 무엇하며 지내는가?
“결국 비밀은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달린 셈이다.”(p.14) 작가의 말처럼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고 보내는가에 따라 나중 결과는 확연히 다름을 보게 된다. 작가님은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에 반복하며 지속했는가에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시간이 있을 때, 읽고, 에세이 필사하며, 단상을 남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또 하나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라는 비밀 아닌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는 것 같다. 그 비밀을 이번 30일 동안 필사하는 동안 꼭 찾기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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