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에세이 필사하기 -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 <소설가의 일, 김연수>
♣ 필사 본문
제1부 열정, 동기, 핍진성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
한 젊은이가 작가가 되는 광경은 언제나 감동스럽다. 1950년 스물세 살의 콜롬비아 청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제 막 첫 번째 소설을 쓰느라 진이 빠진 상태인데, 운이 따를지 안 따를지도 모를 다른 형태의 픽션들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그즈음, 그는 전쟁터에서 하는 맹세처럼 스스로에게 소설 쓰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소설을 쓸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의 마음속에는 릴케의 말이 맴돌았다.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그는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글을 썼고, 결국에는 사십여 년 뒤 『백 년의 고독』을 내 서가에 꽂게 만들었다. 옆에는 1950년대 후반 갓 결혼한 서른 살 무렵의 귄터 그라스가 파리에서 휘갈려 쓴 문장들을 담은 소설이 나란히 꽂혀 있다. 그의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파라의 간이식당에 앉아서, 그러니까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극적으로 얽혀 있는 연인들 사이에서, 외투에 파묻혀 있는 노파들 사이에서, 거울 벽면들과 유겐트 양식의 장식들 사이에서” 소설을 썼다. 그 소설의 제목은 ‘양철북’이다.
- p.29 (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
♣ 필사본
■ 문장 분석
- ‘한 젊은이가 작가가 되는 광경은 언제나 감동스럽다.’며 작가 세 명을 예시로 언급합니다.
- 첫 번째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소개하네요.
- 마르케스는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고 했던 릴케의 말과 연결해 작가가 되었다 합니다..
- 『『백 년의 고독』은 마르케스가 1967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 “비극적으로 얽혀 있는 연인들 사이에서, 외투에 파묻혀 있는 노파들 사이에서, 거울 벽면들과 유겐트 양식의 장식들 사이에서” 소설을 썼다며 귄터 그라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 『양철북』은 귄터 그라스(32세)가 1959년 발표한 소설입니다.
- 또 한 권의 책은 『한밤의 아이들』입니다. 이 책은 살만 루슈디(34세)가 1981년 발표한 소설입니다.
- 젊은 청년이 작가가 되는 모습은 감동적이라며 짧은 에피소드를 전합니다.
- 작가는 이 세 권의 소설을 볼 때마다 젊은 소설가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 이 소설가들이 젊은 시절에 이런 대작을 쓸 수 있었던 건 24시간 문장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네요.
-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이 문장을 빗대어 ‘여러분은 무엇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헨리 밀러의 11계명 - 1932년 첫 소설 ‘북회귀선’을 쓰면서,,,
1. 한 번에 하나씩 일해서 끝까지 쓰라.
2. 새 소설을 구상하거나 <검은 봄>(헨리 밀러의 두 번째 소설)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마라.
3. 안달복달하지 마라. 지금 손에 잡은 게 무엇이든 침착하게, 기쁘게, 저돌적으로 일하라.
4. 기분에 좌우되지 말고 계획에 따라서 작업하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그만 써라!
5. 새로 뭘 만들지 못할 때도 일은 할 수 있다.
6.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7. 늘 인간답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곳에 다니고, 내킨다면 술도 마셔라.
8. 짐수레 말이 되지 말라! 일할 때는 오직 즐거움만이 느껴져야 한다.
9. 그러고 싶다면 계획을 따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다시 계획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몰입하라.
점점 좁혀라. 거부하라.
10. 쓰고 싶은 책들을 잊어라. 지금 쓰고 있는 책만을 생각하라.
11. 언제나 제일 먼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는 등,
다른 모든 일들은 그다음에.
- 소설가의 일(김연수, 문학동네) - p.24
♣ 단상)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 릴케
마르케스는 릴케의 말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에 도전을 받아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리고 글을 썼고, 40여년 후 자신의 서가에 자신의 책을 꽂아놓았다고 한다.
‘나는 무엇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꾸준히 하는 것이 없고, 또 그렇게 꼭 하고픈 것이 없다. 그냥 시간 가는 대로 살아와서 그런가. 오늘 본문속의 인물들이 열정을 가지고 책을 읽고, 쓰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라도 열심히 읽고, 문장을 살피고, 책 속에 깊이 빠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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