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에세이 필사하기 - <플롯과 캐릭터보다 중요한 한 가지 : 핍진성>(소설가의 일, 김연수)
♣본문 필사
플롯과 캐릭터보다 중요한 한 가지: 핍진성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이렇다. ‘어제 나는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와 ‘어제 나는 오 킬로미터를 달렸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치자. 어제 나는 하루 종일 잠을 잤을 뿐, 둘 다 지어낸 문장이다. 여기서 앞의 문장은 개연성은 있지만 핍진성은 없다. 왜냐하면 평소에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고 여기저기서 말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어느 날 갑자기 백두대간 종주를 할 수는 있다. 그게 개연성이다. 하지만 자주 달린 적은 많기 때문에 뒤의 문장에는 개연성뿐만 아니라 핍진성이 있다. 그러니까 어제 나를 하루 종일 지켜본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거짓이라고 해도 이 문장을 거짓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누구나 거짓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 소설에서는 진실이 된다. 개연성과 핍진성 사이에는 이런 차이가 있다. - p.81~82 (소설가의 일, 김연수)
핍진성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일관되게 행동하기 때문에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긍정적인 사람의 표정과 부정적인 사람의 표정은 무척이나 다르며, 그들이 걸리는 병의 형태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에 따라서 그들의 표정이나 걸리는 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핍진성의 관점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한다. 인물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건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암에 걸린 뒤에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보편적인 패턴이 있다. 여기에도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소설에서는 무의미하다.(예외적이라면 독자들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인물들과 인과의 사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
- p.83 (소설가의 일, 김연수)
♣ 필사본
■ 문장 분석
- 저자는 ‘어제 나는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와 ‘어제 나는 오 킬로미터를 달렸다’는 두 문장을 비교해줍니다.
- ‘어제 나는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는 개연성은 있지만 핍진성은 없는 문장이라 해요. 왜냐하면,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이 백두대간을 종주할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죠.
- 반면, ‘어제 나는 오 킬로미터를 달렸다’는 문장은 개연성도 있고, 핍진성도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주 달린 적이 많기 때문이죠. 그러니 오 킬로미터는 달릴 수 있는 거죠.
- 개연성 (蓋然性):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성질.
- 핍진성 (逼眞性): 문학 작품에서, 텍스트에 대해 신뢰할 만하고 개연성이 있다고 독자에게 납득시키는 정도, 진짜와 같은 정도.
- ‘핍진성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소설에서 핍진성은 중요하다고 하네요.
- ‘인물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건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개연성과 핍진성을 생각하면서 인물의 성격, 사건도 진행시킨다고 합니다.
- ‘예를 들어 암에 걸린 뒤에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보편적인 패턴이 있다.’ 인물이 암에 걸렸다면~~ 어떤 보편적인 행동을 할까 고민하고 소설에 그려야 하네요.
- ‘현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인물들과 인과의 사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면 소설이라도 개연성, 핍진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겠네요.
- 소설가가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고 플롯을 짜는가는 이 핍진성에 기초한다고 합니다.
- 그러니까 요약하면 소설 속 ‘핍진성’은 허구인 소설일지라도 진실처럼 들리게 쓰는 일이며, 진실처럼 쓰는 방법은 구체적 동기와 세부묘사를 잘해야 하는 것이겠네요.
♣중요 낱말 찾기
◆ 개연성 : (다음사전)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성질.
◆ 핍진성 : (다음사전) 문학 작품에서, 텍스트에 대해 신뢰할만하고 개연성이 있다고 독자에게 납득시키는 정도.
- 소설을 이해하거나 평가하는 데 있어 핍진성이나 리얼리티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 플롯(plot) : (다음사전) 사건을 인과 관계에 따라 필연성 있게 엮는 방식.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의 플롯을 채택하였다.
┏개연성 = 뼈대 = 인과 관계
┗핍진성 = 살 붙이기 또는 화장하기 = 상황 묘사, 감정표현 =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함.
===> 현실과 에세이 필사 시간 무척 힘들다. 언제 자유롭게 술술 쓸 수 있을까? 이번 책은 이해하기 쉬운 것 같기도 한데, 나는 글을 쓰기가 힘들다. 몇 개의 단어를 찾아 뜻을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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