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당신
- 김진래
초 겨울 추위 속에
간이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는데
늦고 헐한 저녁이 찾아온다.
낯선 바람이 불어오는 거리는
몹시 춥고, 바닥은 미끄럽다.
사랑하는 사람이 맞은편 골목에서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없이 걷는다.
옷깃을 여미며 다시 골목을 본다.
문득 당신이 나를 알아볼 때까지 정처없이 걷는다.
어두움이 내리는 길에서
새소리에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몸 뒤트는 풀밭에서,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가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을 춘다.
정처없이 정처없이
당신이 나를 알아볼 때까지,,,
<이성복 시인의 '서시'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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