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함이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다.
Idleness is not doing nothing.
Idleness is being free to do anything.
- 플로이드 델
Floyd Dell (1887-1969)
미국 문학평론가,
소설가, 시인
=== 항상 바쁘고, 쫓기며, 살아가는 일상에서 한가로움과 여유를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나는 약 14년차 출퇴근을 지하철과 버스로 약 1시 45분을 하는데,
지하철에서만 나의 한가로운 시간이 허락된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지겨운 시간이었는데, 어느날 부터 이어폰으로 음악도 듣고,
또는 책을 읽다보니 나만의 공간이 마련되어 한가롭게 책을 읽는다.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나만의 시간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나만의 지하철 공간이 되면서,
다른 분들처럼 음료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은 있지만,
지하철이라는 공간과 시간이 나만의 케렌시아
(스페인어로 투우장의 소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뜻함,)의 공간 되었다.
미로득한방시한(未老得閑 方是閑)
= 젊었을때 얻는 한가로움이라야 진정한 한가로움이다.
늙어 한가로운 할 일이 없는 것이지 한가로운 것이 아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한가로움이다.
한정록(閑情錄) / 허균
불시인한 한불득(不是人閑 閑不得)
한인불시 등한인(閑人不是 等閑人)
한가한 사람이 아니고선 한가함을 못 얻으니
한가한 사람이란 등한한 사람이 아니다.
한가로움의 정취를 아는 사람만이 한가로움을 누릴 자격이 있다.
그렇치 않은 사람에게 한가로움은 무위도식의 나태와
견딜 수 없는 무료일뿐이다.
느리게 살고 천천히 음미하며 여유롭게 즐기는 것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아니다.
노력없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은둔(隱遁), 고일(高逸), 한적(閒適), 퇴휴(退休),유흥(遊興) 등으로 이어지는
한정록의 편목은 느리게 사는 삶이 주는 충만한 기쁨을 만끽하게 해준다.
한정록을 엮은 허균의 삶이 한가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정민의 책읽는 소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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