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 김진래
우물가에서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고개를 떨구어
우물 안을 들려다 본다.
푸른 하늘에 얼굴이
두둥실 떠 있네.
타래박을 던진다.
얼굴이 부서져서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고
푸른 하늘도 흩어져
퍼져 나간다.
“한달음으로 우물가까지 와서 터질 것 같은 숨을 한꺼번에 토해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이 없었다. 고개를 떨구어 우물 속을 들여다본다. 푸른 하늘에 얼굴이 둥실 떠 있었다. 길상은 타래박을 풍덩 던진다. 얼굴이 부서져서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푸른 하늘도 주굴주굴 구겨졌다.”
--- (토지 1부 1권 p.350 / 마로니에북스)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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