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민들레 꽃 - 조지훈

물빛향기 2020. 5. 17. 21:59

민들레 꽃       -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 시집<풀잎단장>(창조사,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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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20년)도 어김없이 봄은 왔지요.

담장 밑에나 들길에

노오란 꽃으로 핀 민들레 꽃

그대의 사랑과 그리움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에

민들레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지만

위 시(詩)는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