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 -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 시집<풀잎단장>(창조사,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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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20년)도 어김없이 봄은 왔지요.
담장 밑에나 들길에
노오란 꽃으로 핀 민들레 꽃
그대의 사랑과 그리움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에
민들레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지만
위 시(詩)는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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