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조용한 일 - 김사인

물빛향기 2020. 5. 18. 20:54

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 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 2006)

=== 낙엽하나

철이른 낙엽하나가 조용히 슬쩍 내 곁에 내려온다.

그냥 가만히 있어 보니, 내 옆에 말없이 그냥 앉는다

조용히 앉는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