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도 3

여행의 이유(김영하) - 6

♣에세이 필사 5일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시즌1의 첫 촬영지는 경상남도 통영이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서도 우리 출연자들은 제작진들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를 못했다. 그들이 거듭하여 한 말은 ‘알아서 여행하시라’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과 동행하고 싶으면 하고, 혼자 가고 싶으면 가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사파리에 풀어놓은 별로 위험하지 않은 동물인 셈이었다. 우리가 알아서 돌아다니면 제작진이 그걸 찍을 거라고만 했다. 출연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일단 점심을 먹으러 갔고, 거기서부터 각자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 순간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특성이 정해졌다. 나는 부두 근처 중국집에서 해물짬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렌터카를 운전해 통영국제음악당이나 박경리기념관 등을 혼자 돌아다녔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산달섬 면적 2.97㎢, 해안선 길이 8.2km로 거제만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섬에는 소토골 산, 뒷들 산, 건너재 산이라고 불리는 삼봉(三峰)이 있는데, 그 사이로 달이 솟아오른다고 하여 삼달(三達)이라고 불리다가 약 4백년전 이 섬에서 정승이 태어난 이후부터 산달도(山達島)라고 부르게 되었다. 1972년 부산대학교 박물관에서 신석기시대(BC 800)의 패총 2개를 발견함으로써 선사시대 때부터 인류가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1430년)에는 산달포 절도사가 대마도 어부들을 잡아 예조에 보고한 일도 있고, 경상도지리지에는 소를 키우던 목장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1470년(조선 성종 원년) 우도 수군절도사 수영이 설치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