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필사 5일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시즌1의 첫 촬영지는 경상남도 통영이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서도 우리 출연자들은 제작진들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를 못했다. 그들이 거듭하여 한 말은 ‘알아서 여행하시라’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과 동행하고 싶으면 하고, 혼자 가고 싶으면 가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사파리에 풀어놓은 별로 위험하지 않은 동물인 셈이었다. 우리가 알아서 돌아다니면 제작진이 그걸 찍을 거라고만 했다. 출연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일단 점심을 먹으러 갔고, 거기서부터 각자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 순간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특성이 정해졌다. 나는 부두 근처 중국집에서 해물짬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렌터카를 운전해 통영국제음악당이나 박경리기념관 등을 혼자 돌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