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 시집<새벽에 생각하다>(문학과 지성사, 2017)
=== 활짝 웃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소망하며,
별처럼 빛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어둠과 빛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므로.
내 삶이 가지고 있는 울음도 이젠 사랑하고 싶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삶이란 끊임없는 울음 속에서
손톱 만큼의 웃음만 있다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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