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간격 - 안도현

물빛향기 2019. 11. 10. 19:37

14) 간격            -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 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하는,

나무와 나무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보고서야 알았다

 

      -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 나무와 나무사이에 바람과 해가 들 수 있는 간격 있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도 간격이 있어야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간격이 있기에 나무 가지와 잎사귀가 옆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것처럼,,,

간격이 있으므로 해서 나무 아래 있는 풀과 꽃들이 살아 갈수 있는 것 처럼,,,

간격이 있음으로 해서, 곧게 자랄 수 있는 것처럼,,,

내 마음 속에도 여러 감정의 사이사이에도 간격을 두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적당한 비움의 간격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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