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간격 -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 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하는,
나무와 나무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보고서야 알았다
-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 나무와 나무사이에 바람과 해가 들 수 있는 간격 있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도 간격이 있어야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간격이 있기에 나무 가지와 잎사귀가 옆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것처럼,,,
간격이 있으므로 해서 나무 아래 있는 풀과 꽃들이 살아 갈수 있는 것 처럼,,,
간격이 있음으로 해서, 곧게 자랄 수 있는 것처럼,,,
내 마음 속에도 여러 감정의 사이사이에도 간격을 두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적당한 비움의 간격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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