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거울 - 이상

물빛향기 2019. 11. 7. 21:52

11) 거울          -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오늘은 천재시인 '이상'의 "거울"을 만났다.  왠지 다시한번 거울을 보게되는 것 같다.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은 나를 닮았지만, 나의 내면은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거울 속의 나와 우물안에 비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거울 속의 모습은 선명하게 보이나,

우물 안의 모습은 잔잔한 물결에 충렁이는 모습,

어떤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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