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신체의 방 - 유진목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보았다
한 사람이 가고 여기 움푹 패인 베개가 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거요
그러나 여기 한 사람이 오고 반듯한 베개가 있다
저녁에는 일어나 저녁을 보았다
나는 당신을 죽일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니 아무도 없었다
금방 또 저녁이 오고 있었다
- <연애의 책>(삼인, 2016)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 있는데, 유진목의 '신체의 방'이란 시를 만났다.
시를 읽으면서 다시 내가 일어난 자리에 베개를 보았다.
움푹 패인 베개와 아내가 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가운데 더욱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 되어야 겠다.
'독서이야기 > 익어가는 하루(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격 - 안도현 (0) | 2019.11.10 |
---|---|
사과 없어요 - 김이듬 (0) | 2019.11.09 |
거울 - 이상 (0) | 2019.11.07 |
자화상 - 윤동주 (0) | 2019.11.06 |
긍정적인 밥 / 함민복 (0) | 2019.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