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신체의 방 - 유진목

물빛향기 2019. 11. 8. 21:29

12) 신체의 방             -  유진목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보았다

 

한 사람이 가고 여기 움푹 패인 베개가 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거요

 

그러나 여기 한 사람이 오고 반듯한 베개가 있다

 

저녁에는 일어나 저녁을 보았다

 

나는 당신을 죽일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니 아무도 없었다

 

금방 또 저녁이 오고 있었다

 

- <연애의 책>(삼인, 2016)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 있는데, 유진목의 '신체의 방'이란 시를 만났다.

시를 읽으면서 다시 내가 일어난 자리에 베개를 보았다.

움푹 패인 베개와 아내가 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가운데 더욱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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