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긍정적인 밥 / 함민복

물빛향기 2019. 11. 4. 16:10

9)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시 한그릇 뚝딱 잘 먹었습니다. '긍정의 힘'

밥 ,,, 시 ,,, 집  = 따뜻한 밥을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