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물빛향기 2019. 11. 11. 17:25

15)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 시집<새벽에 생각하다>(문학과 지성사, 2017)

 

 

=== 활짝 웃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소망하며,

별처럼 빛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어둠과 빛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므로.

내 삶이 가지고 있는 울음도 이젠 사랑하고 싶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삶이란 끊임없는 울음 속에서

손톱 만큼의 웃음만 있다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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