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나는, - 류근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 안에서 당신 이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 버리고 싶은 건가
- 시집<어떻게든 이별> (문학과 지성사, 2016)
=== 어쩌다 나는,
- 김진래
어쩌다 나는,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아무도 아닌가?
어쩌다 나는, 버리고 싶은가?
---
당신이 좋아서
- 김진래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사이렌 같은 목소리를 듣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바람결에도 배시시 웃는 당신을 보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뭉게 구름으로 인해 나는 행복한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세상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슬픔이 있는 곳에서 기쁨을 만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사랑하고픈 그대를 만나서 행복하다.
- 류근 시인의 <어쩌다 나는,>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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