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숲 - 김재진

물빛향기 2020. 1. 26. 16:06

      -  김재진 (1955~)


손 위에 올려놓은 씨앗 한 움큼

지금 나는 손바닥 가득 숲을 올려놓은 것이다.

바람이 산수유 열매를 기억하고

구르는 시냇물이

머리카락 단장하듯 나무뿌리 매만질 때

숲이 했던 약속을 맨살로 느끼는 것이다.

별이 나오는 언덕

새소리 풀어놓는 저녁을 위해

농부의 식탁이 푸르게 물드는 때.


   - 시선집<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랑은 없다>(꿈꾸는 서재, 2015)


=== 손 위에 씨앗 한 움큼이 손바닥에 가득한 숲을 본 시인,

씨앗으로 있을 때는 씨앗일 뿐이고,

그것을 땅에 심으면 자라 큰 숲을 이루고, 열매를 맺는다.

오늘 나에게는 작은 씨앗이 무엇일까? 

그 씨앗을 잘 심어서 큰 숲을 이루고,

아름다운 열매을 맺게 해야 하는데,

또한 아름다운 숲길을 걷고 싶다.


씨앗과 숲사이 그것을 심고 가꾸는 사람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건 우리가 해야하는 하는 거지요.  <나무 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