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물들어가는 인생(자작)

상쾌함이 느껴질 때 길을 떠나라 - 김진래

물빛향기 2020. 1. 31. 22:11

상쾌함이 느껴질 때 길을 떠나라

                                        ㅡ 김진래

 

그대여!

불행의 기억이 사로잡혀있을 때,

그대여!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그대여!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그대여!

불면으로 잠 못 이룰 때,

그대여!

그대의 사랑이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아픔의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이유 없이 기쁨이 마음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 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 끈을 다시 동이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버리고

순결한 사랑이

저녁노을처럼 곱게 물들 때,

 

단 한 벌의 옷과 신발, 지팡이만 가지고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푸른 하늘이 펼쳐졌을 때,

상쾌함이 온 몸에 느껴질 때,

그대의 길을 떠나가라.

 

마태복음 1010


고진하 시인의 '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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