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함이 느껴질 때 길을 떠나라
ㅡ 김진래
그대여!
불행의 기억이 사로잡혀있을 때,
그대여!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그대여!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그대여!
불면으로 잠 못 이룰 때,
그대여!
그대의 사랑이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아픔의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이유 없이 기쁨이 마음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 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 끈을 다시 동이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삶(生)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버리고
순결한 사랑이
저녁노을처럼 곱게 물들 때,
단 한 벌의 옷과 신발, 지팡이만 가지고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푸른 하늘이 펼쳐졌을 때,
상쾌함이 온 몸에 느껴질 때,
그대의 길을 떠나가라.
ㅡ 마태복음 10장 10절
고진하 시인의 '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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