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둠속에서 스스로를 연주하는 피아노를 상상한다.
그리고 곧, 다시 내 안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동 피아노처럼 끊임없이 재생되고 뒤섞이는
죽음에 대한 충동과 삶에 대한 열망
자신을 구하고 싶은 절실한 이들을 위한 단 하나의 소설
나는 이 스물한곡의 음악에 뒤따르는 죽음에 관한 글들을 그가 살아서 시간을 보낸 방식으로 읽는다. 그 글들을 내가 완전히 오인했더라도, 각 부제의 음악에 의존해 읽은 만큼 음악의 성긴 그물로 그 정교한 언어를 다 잡아채지 못했더라도, 내게는 상관이 없다. 나는 그가 죽고 싶다고 이야기함으로써 죽지 않고 망설였고, 음악의 상실을 고통스러워한 그가 살아서 음악에 의지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족하다.
- 신예슬 음악평론가
"나는 지금 증언을 하고 있는 것이지 설득하려는 게 아니다."
- 장 아메리<자유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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