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 이병률
행색이 초라한 어르신
게다가 큰 짐까지 든 그 곁을 따라 걷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여
식사는 하셨느냐고 물어요
한 끼만 묵어도 되는데
오늘은 두 끼나 묵었으예
날은 추워
마음은 미칠 것 같아
담배나 몇 갑 사 드릴까 하고
담배는 피우시냐고 물어요
오늘은 두 끼나 묵어서-+
안 태워도 되이예
이제부터 낮달과 제비꽃이 배고파 보여도
하나도 그 까닭을 모를라구요
- 시집『눈사람 여관』문학과지성사, 2013년
===
어르신
안개와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은 희뿌옇고
목은 답답하다
그런 가운데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이 생각이 나서
음료수라도 한병 건네야겠다.
이고 진 저 늙은이 - 송강 정철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까
늙기도 설웨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까
▼▼
▼▼
머리에 짐을 이고 등에 짐을 짊어진 저 노인이여
그 짐일랑 어서 풀어서 저한테 주십시오
저는 젊었으니 돌인들 무겁겠습니까
늙어 가시는 것만도 서러운 일인데
거기다 무거운 짐마저 지셔야 되겠습니까.
www.donga.com/news/article/all/20160108/75792477/1
'독서이야기 > 익어가는 하루(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멸치똥 - 복효근 <1일 1편 시(詩) 필사 하기> (0) | 2020.05.28 |
---|---|
비 - 황인숙 (0) | 2020.05.26 |
목격자 - 서효인 (0) | 2020.05.24 |
굴비 - 오탁번 (0) | 2020.05.23 |
기차를 기다리며 - 천양희 (0) | 2020.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