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함박눈 - 이병률 <이고 진 저 늙은이 - 송강 정철>

물빛향기 2020. 5. 25. 21:04

함박눈            - 이병률

 

행색이 초라한 어르신

게다가 큰 짐까지 든 그 곁을 따라 걷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여

식사는 하셨느냐고 물어요

 

한 끼만 묵어도 되는데

오늘은 두 끼나 묵었으예

 

날은 추워

마음은 미칠 것 같아

담배나 몇 갑 사 드릴까 하고

담배는 피우시냐고 물어요

 

오늘은 두 끼나 묵어서-+

안 태워도 되이예

 

이제부터 낮달과 제비꽃이 배고파 보여도

하나도 그 까닭을 모를라구요

 

    - 시집눈사람 여관문학과지성사, 2013

===

 

어르신

 

안개와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은 희뿌옇고

목은 답답하다

그런 가운데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이 생각이 나서

음료수라도 한병 건네야겠다.

이고 진 저 늙은이       - 송강 정철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까

늙기도 설웨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까

 

▼▼

▼▼

 

머리에 짐을 이고 등에 짐을 짊어진 저 노인이여

그 짐일랑 어서 풀어서 저한테 주십시오

 

저는 젊었으니 돌인들 무겁겠습니까

 

늙어 가시는 것만도 서러운 일인데

거기다 무거운 짐마저 지셔야 되겠습니까.

www.donga.com/news/article/all/20160108/75792477/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함박눈

함박눈 ― 이병률(1967∼) 행색이 초라한 어르신 게다가 큰 짐까지 든 그 곁을 따라 걷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여 식사는 하셨느냐고 물어요 한 끼만 묵어도 되는데 오늘은 …

ww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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