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좋은 날 - 천양희

물빛향기 2020. 7. 19. 18:26

좋은 날              - 천양희

 

작은 꽃이 언제 다른 꽃이 크다고 다투어 피겠습니까

새들이 언제 허공에 길 있다고 발자국 남기겠습니까

바람이 언제 정처 없다고 머물겠습니까

강물이 언제 바쁘다고 거슬러 오르겠습니까

벼들이 언제 익었다고 고개 숙이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해 지는 줄 모르고 팽이를 돌리고 있습니다

햇살이 아이들 어깨에 머물러 있습니다

무진장 좋은 날입니다

 

- 시집<너무 많은 입>(창비, 2005)

 

===

 

여름 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 있다.

새들의 재잘거림에 쳐다보게 되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면서

하늘은 흐려서 비가 또 올 것 같다.

그래도 오늘도 내일도 좋은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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