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 천양희
작은 꽃이 언제 다른 꽃이 크다고 다투어 피겠습니까
새들이 언제 허공에 길 있다고 발자국 남기겠습니까
바람이 언제 정처 없다고 머물겠습니까
강물이 언제 바쁘다고 거슬러 오르겠습니까
벼들이 언제 익었다고 고개 숙이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해 지는 줄 모르고 팽이를 돌리고 있습니다
햇살이 아이들 어깨에 머물러 있습니다
무진장 좋은 날입니다
- 시집<너무 많은 입>(창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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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 있다.
새들의 재잘거림에 쳐다보게 되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면서
하늘은 흐려서 비가 또 올 것 같다.
그래도 오늘도 내일도 좋은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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