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시집 <가난한 사랑 노래>(실천문학사, 초관, 1988 / 특별판, 2013)
=== 가난한 자의 사랑 노래 참으로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이다.
가난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인생들,,,
없는 중에 행복 찾아야 한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누리는 '시간'이 있듯이,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 소중한 사랑을 지키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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