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 - 고진하
그대가 불행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대의 삶이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그대의 존재가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불면으로 잠 못 이루는
그대의 밤이 사랑의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까닭 없는 기쁨이 속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 끈을 매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생(生)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여윈
순결한 사랑이
아침 노을처럼 곱게 피어 오를 때,
단 한 벌의 신발과 지팡이만 지니고도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맑은 하늘이 내리시는
상쾌한 기운이 그대의 온 몸을 감쌀 때
그대의 길을 떠나라.
- 고진하 시집<명랑의 둘레>(문학동네, 2015)
=== 하루 하루의 일상 속에서 새로운 시(詩)을 만남으로 인해,
기쁨으로 생활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상쾌함이 느껴질 때 길을 떠나야 하기에
오늘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상쾌함이 느껴질 때 길을 떠나라
ㅡ 김진래
그대여!
불행의 기억이 사로잡혀있을 때,
그대여!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그대여!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그대여!
불면으로 잠 못 이룰 때,
그대여!
그대의 사랑이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아픔의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이유 없이 기쁨이 마음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 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 끈을 다시 동이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삶(生)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버리고
순결한 사랑이
저녁노을처럼 곱게 물들 때,
단 한 벌의 옷과 신발, 지팡이만 가지고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푸른 하늘이 펼쳐졌을 때,
상쾌함이 온 몸에 느껴질 때,
그대의 길을 떠나가라.
ㅡ 마태복음 10장 10절
고진하 시인의 '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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