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담쟁이 - 도종환

물빛향기 2020. 1. 29. 21:48

70)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시집<부드러운 직선>(창비, 1993) / 시선집<담쟁이>(시인생각, 2012)

 

 

담쟁이          - 김진래

 

저 벽을

어쩔 수 없이 넘어야 할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는 곳,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곳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위로위로 오르고 오르고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고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희망을 노래하며 그 벽을 넘어간다

 

   -  2019년 12월 초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읽고서

 

===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가듯 벽을 넘어

전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우리 모두 함께 희망을 노래하며

넘어가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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