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8
제7장 ‘뉴욕의 가을’
2005년 10월 30일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이번으로 네 번째가 될 것이다), 나는 버넌 듀크Vernon Duke가 작곡한 청아하고 아름다운 발라드 <뉴욕의 가을>을 떠올린다.
덧없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그저
이국적인 풍경에 한숨을 내쉴 거야
이것이 뉴욕의 가을
나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Dreamers with empty hands
May sigh for exotic lands
It’s autumn in New York
It’s good to live again
11월의 뉴욕은 실로 매력적인 도시다. 공기는 작심을 한 듯 맑게 개고, 센트럴파크의 수목은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하늘은 한없이 높고 고층 빌딩의 유리창이 태양빛을 눈이 시리도록 반사시키고 있다. 이 블록에서 저 블록으로 끝없이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버그도로프 굿맨Bergdorf Goodman(뉴욕 5번가에 있는 고급 백화점)의 윈도에는 고급스러운 캐시미어 코트가 걸려 있고, 길모퉁이에는 프레첼pretzel(하트 모양의 독특한 매듭 형태로 만든 과자)을 굽는 향기로운 냄새가 떠다니고 있다.
레이스 당일, 나는 뉴욕의 가을을, 그 ‘이국적인 풍경’을 두 다리로 달려가면서 마음껏 맛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그런 여유 같은 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레이스가 되어버릴까? 당연히 달려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그것이 마라톤 레이스인 것이다.(p.205)
■ 문장 분석
-7장은 작가 하루키가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하기 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해 하프를 뛴 내용입니다.
-가을날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를 상상하며 들뜬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나는 버넌 듀크Vernon Duke가 작곡한 청아하고 아름다운 발라드 <뉴욕의 가을>을 떠올린다.’고 소개합니다. (어떤 음악일까? 찾아 듣고 싶게 만드네요.)
-<뉴욕의 가을>가사를 음미해보세요.
-‘11월의 뉴욕은 실로 매력적인 도시다.’ 며 뉴욕의 공기, 나무의 색깔, 고층 빌딩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뉴욕 5번가 백화점/ 캐시미어 코트/ 프레첼을 굽는 등의 단어들이 뉴욕거리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나는 뉴욕의 가을을, 그 ‘이국적인 풍경’을 두 다리로 달려가면서 마음껏 맛볼 수 있을까?’ 물으며
노래에 나온 가사를 한 번도 읊조립니다.
-현재 날씨나 거리 풍경을 노래와 연결해 에세이를 써 봐도 좋겠습니다.
'독서이야기 > 에세이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10 (0) | 2020.03.10 |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9 (0) | 2020.03.09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7 (0) | 2020.03.09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6 (0) | 2020.03.09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5 (0) | 202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