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10 끝
제9장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
2006년 10월 1일 니가타 현 무라카미 시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 –어떠한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되도록 구체적으로- 교훈을 배워 나가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그렇다, 아마도 이쪽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것이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이다.(p.259)
■ 문장 분석
-이 책의 마지막 장 마지막 문단입니다.
-내용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한 후기입니다.
-소설이나 마라톤에서 기록/순위/ 겉모습/ 다른 사람의 평가/ 이런 요소들은 모두 부차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소설이나 마라톤에서 중요한 것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라는 부분이라며 소회를 밝힙니다.
-소설이나 마라톤에서 자신이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했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네요.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라며 삶의 목표를 얘기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철학, 인생관이 투영된 문단입니다.
-작가이자 러너인 자신에게 묘비명을 준다면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쓰고 싶다고 하네요. 순간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 살아온 작가의 태도가 읽히는 문장입니다.
-나는 어떤 묘비명을 적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듭니다.
-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처럼 내가 이것만은 지키고 있는 철학이나 태도를 엮어 에세이를 쓰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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