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11 = 끝
<미션 2.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쓰기’>
예시문 1)
8월 14일, 일요일. 아침나절에 칼라 토머스Carla Thomas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음악을 MD로 들으면서 1시간 15분간 달렸다. 오후에는 체육관의 풀에서 1,300미터를 수영하고, 저녁에는 해변에 가서 수영을 했다. 그 뒤에 하나레이 거리의 입구 근처에 있는 돌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고, 생선요리를 먹었다. ‘왈루walu’라고 하는 흰 살 생선이었다. 숯불구이로 주문해서 간장을 쳐서 먹었다. 생선에 곁들인 것은 야채 케밥. 커다란 샐러드가 따라 나왔다.(p.49)
예시문 2)
아무튼 레이스는 끝났고 다행이도 무라카미 시청 앞에 설치된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었다. 물에 빠지지도 않고, 펑크도 나지 않고, 못된 해파리에게 쏘이지도 않고, 흉폭한 곰과 맞닥뜨리지도 않고, 말벌도 보이지 않았고, 번개를 맞지도 않았다. 결승점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도 나에 관한 불쾌한 사실을 딱히 발견하지 못한 듯 순수하게 “잘했어요”라고 축복해주었다. 아, 참으로 다행이다.(p.254)
예시문 3)
새 미즈노 러닝슈즈도 샀다. 케임브리지의 ‘시티 스포츠’점에서 여러 가지 메이커 신발을 시험 삼아 신어본 결과, 지금 연습 때 신고 있는 것과 같은 미즈노를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발꿈치 쿠션도 꽤 딱딱하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아무래도 신었을 때의 느낌은 발에 딱 들어맞지가 않아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메이커의 슈즈에는 묘한 멋내기가 없는 만큼 자연스러운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p.142)
예시문 4)
나는 되도록 그와 같은 위축 현상을 피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문학이라는 것은 훨씬 자발적이고 구심적인 것이다. 거기에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활력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 있어 소설을 쓰는 것은 험준한 산의 암벽을 기어오르고, 길고 격렬한 격투 끝에 정상에 오르는 작업이다. 자신에게 이기든지, 아니면 지든지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 같은 내적인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나는 언제나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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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20년 2월 10일 오후 5시 30분
딸과 같이 월미도 일몰여행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월미도는 엄청 많이 바뀐 것 같다. 바다에 자주 못 오는데, 오늘 딸과 함께 월미도 앞 바다에 여유로움과 오붓하게 걸으면서 일몰 광경을 지켜봤다.
붉은 하늘 속에 푹 빠져버릴 것 같다. 태양은 자꾸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구름은 어디론가 떠나간다. 갈매기는 무엇이 그리 슬픈지 자꾸 울어댄다.
일몰 광경을 보고, 태종대 횟집에서 방어회 한 접시에 회덮밥, 해물라면을 먹고 딸과의 일몰여행을 마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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