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9

물빛향기 2020. 3. 9. 19:39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9


제8장 ‘죽는 날까지 열여덟 살’
2006년 8월 26일 가나가와 현에 있는 어느 곳


왜냐하면 “러너가 되시지 않겠습니까?”라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소설가가 되어주세요”라는 부탁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닌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설사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모질게 비난을 받아도 내 방식을 변경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p.228)

나는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 깊은 우물의 바닥을 보는 것처럼. 거기에는 친절한 마음이 보일까? 아니,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같은 나의 성격일 뿐이다. 개인적이고, 완고하고, 협조성이 결여된, 때로 자기 멋대로인, 그래도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거기에 우스꽝스러운-또는 우스꽝스러움과 비슷한-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낡은 보스턴백처럼 그것을 둘러메고, 나는 긴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좋아서 짊어지고 온 것은 아니다. 내용에 비해 너무 무겁고, 겉모습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군데군데 터진 곳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짊어지고 갈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고 온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애착도 간다. 물론. (p.229)



■ 문장 분석

-8장은 고독하게 혼자 사이클 연습하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레이스(수영, 사이클, 마라톤) 훈련을 하는 부분입니다.
-점점 풀코스 완주 기록(뉴욕시티 마라톤, 보스턴 마라톤)이 느려지고 있는 상황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더라고 하루키는 계속 달리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너가 되시지 않겠습니까?”라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요.
-자신이 계속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라고 밝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는 일과 운동을 해왔으니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입장도 밝힙니다.
-‘나는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 깊은 우물의 바닥을 보는 것처럼’ 자신의 내면을 ‘깊은 우물’과 동일시합니다.
-자신의 성격은 개인적이고/ 완고하고/ 협조성이 결여된/ 때로 자기 멋대로인/ 그래도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거기에 우스꽝스러운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 이것이 자신의 본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 여정을 ‘낡은 보스턴백’에 비유합니다.
-‘좋아서 짊어지고 온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 외에는 짊어지고 갈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고 온 것이다.’라며 자신의 인생 여정을 은유합니다.
-자신의 성격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 보스턴 백처럼 무겁고 마음에 들지 않고 군데군데 터졌지만 그
물론 ‘그러나 그만큼 애착도 간다.’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본성의 나열이나 인생 여정에 대해 짧은 에세이를 써 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