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기리는 노래 - 문태준
시간은 꼭 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누어주시네
햇볕, 입술 같은 꽃, 바람 같은 새, 밥, 풀잎 같은 잠을
나는 매일 아침 샘에 가 한통의 물을 길어오네
물의 평화와 물의 음악과
물의 미소와 물의 맑음을
내 앞에는 오늘 내가 고를 수 있는 물건들이 있네
갈림길과 건널목, 1월 혹은 3월 혹은 9월
혹은 눈송이, 첫 번째, 분수와 광장, 거울
그리고 당신
당신이라는 만남
당신이라는 귀
당신이라는 열쇠
-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창비, 2015)
=== <<옆에 있어주는 당신>>
"시간은 꼭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누어주시네,,,"
지하철 내릴 쯤 도착하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詩)가 도착 하지 않았다. 또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버스에서 내려 일하는 곳에 가까이 도착해서, 시(詩) 도착 알림이 울린다.
무엇인가 이유가 있겠지 하며, 핸드폰을 쳐다보니, 반가운 시(詩)가 보인다.
오늘도 아름다운 시(詩)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런 다짐을 해 본다.
『오늘 내가 고를 수 있는 물건이 있고,
나누어 줄 수 있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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