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문학동네) - 4
밥1
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모든 ‘먹는’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모든 포유류는 어금니로 음식물을 으깨서 먹게 되어 있다. 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짜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냅킨을 두르고 거위 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그래서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
전기밭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p.70)
아, 지하철로의 출근길! 우리는 다들 두려움에 떨고 있다.
모든 사람의 ‘출근길’에 비애가 있다. 자유롭게 지옥철을 타고 가야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서로 거리두기를 한다. 밀폐된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과 고급 승용차로 출근하는 사람은 같다. 기침이나 재치기만해도 서로를 쳐다본다.
그래서 마스크를 하고 있어도 서로 의심하며, 비좁은 공간에서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해서 함께 간다. 지하철 계단으로 뛰어서 오르내리고 하지만, 지하철은 밀폐된 공간에서 빨리 내리기를 바란다.
다른 대책이 없어서, 일터가 멀지 않다면 걸어서라도 가도 싶다. 지하철에서는 거리두기가 쉽지 않는데 어찌해야 하는가? 우리의 슬픈 현실을 누가 알까?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기고 또한 우리가 챙겨야 하는 현실이다.
-인간은 밥을 먹기 위해 밥벌이를 해야 하는 것이 ‘지겨움’이라는 단어를 써서 풀고 있습니다.
-‘모든 먹는 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먹는 동작엔 즐거움도 있지만 비애도 있다고 하네요.
-비애 (悲哀) [비ː애] [명사] 슬퍼하고 서러워함. 또는 그런 것.
-‘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짜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냅킨을 두르고 거위 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걸인이나 귀부인이나 한 끼 밥을 먹는 동작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걸인-지하철 계단-쭈그리고- 짜장면
-귀부인-고급 레스토랑-냅킨을 두르고-거위 간
-걸인과 귀부인에 대한 비유(신분-장소-먹는 모습- 메뉴)를 비슷하게 나열합니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죽기 전까지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비애를 더욱 확장시킵니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밥 먹는 행위를 여러 각도로 사유해보게 만드네요.
■ 에세이 실전연습 <미션 : 작문하기>
①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②모든 ‘먹는’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③모든 포유류는 어금니로 음식물을 으깨서 먹게 되어 있다.④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짜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냅킨을 두르고 거위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⑤그래서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 ⑥전기밭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⑦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⑧밥에는 대책이 없다. ⑨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⑩이것이 밥이다. ⑪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문장은 총⑪문장입니다. 윗 문단을 모두 작문하시면 됩니다. 단, 문장의 개수와 문장의 길이를 가급적 맞춰 작문해주세요.
(작문하실 때 숫자는 빼고 씁니다.) (문장 길이 맞춰 작문하기)
필사문) ①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②모든 ‘먹는’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③모든 포유류는 어금니로 음식물을 으깨서 먹게 되어 있다.④지하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짜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냅킨을 두르고 거위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예시문) ① 아, 출근길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②모든 ‘출근’동작에는 다급함이 있다. ③대부분 회사원은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되어 있다. ④지하철 계단을 뛰어다니며 출근하는 말단 직원과 이코노미석을 타고 출근하는 CEO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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