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오늘 뭐 먹지? (권여선 음식산문집) - 5

물빛향기 2020. 4. 4. 20:59

오늘 뭐 먹지? (권여선 음식산문집) - 5


여름의 면


   나도 외갓집 여인들처럼 나이가 드니 왜 이렇게 면이 ‘땡’기나 모르겠다. 특히 여름에는 그렇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물냉면 대신 해 먹는 게 냉잔치국수다. 외갓집 여인들은 뜨거운 국물에만 잔치국수를 말아 먹었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육수를 잘 내고 고명 선택만 잘하면 시원한 잔치국수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멸치와 다시마, 무와 파 등을 넣어 담백하게 우린 육수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히고, 고명도 찬 국물에 어울리는 것으로만 준비한다. 기름 적게 두르고 볶은 호박이나 오이, 표고버섯, 데친 오징어나 새우, 문어 같은 해물을 얹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양념장인데, 다진 파 마늘 땡초에, 간장 고춧가루 넣고 들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 삶아서 헹궈놓은 국수에 차디찬 육수를 붓고 고명을 골고루 얹은 다음 양념장 한 숟가락을 넣고 휘휘 저어 먹는데, 열무김치나 오이지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찬 멸치육수의 맛과 들기름의 고소한 향, 매운 땡초의 알싸함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찬 국물에 말아 먹으니 면이 쫄깃하고 쉽게 불지 않아 매 젓가락마다 후루룩 소리가 절로 난다.(p.92)



■ 문장 분석

-‘나도 외갓집 여인들처럼 나이가 드니 왜 이렇게 면이 ‘땡’기나 모르겠다.’며 어린시절 외갓집에서국수를 많이 먹었겠구나 추측하게 됩니다.
-‘멸치와 다시마, 무와 파 등을 넣어 담백하게 우린 육수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히고, 고명도 찬 국물에 어울리는 것으로만 준비한다.’ 차갑게 식히고, 찬 국물에~ 라는 표현으로 ‘냉잔치국수’의 표현을 맛깔스럽게 도와줍니다.
-‘기름 적게 두르고 볶은 호박이나 오이, 표고버섯, 데친 오징어나 새우, 문어 같은 해물을 얹어도 좋다.’ 만드는 방법을 깔끔하게 나열합니다.
-‘삶아서 헹궈놓은 국수에 차디찬 육수를 붓고 고명을 골고루 얹은’ 여기선 찬 육수가 아닌 ‘차디찬 육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찬 국물에 말아 먹으니 면이 쫄깃하고 쉽게 불지 않아 매 젓가락마다 후루룩 소리가 절로 난다.’‘젓가락마다 후루룩 소리’며 국수먹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썼습니다.

■ 에세이 실전연습 <미션 5. 작문하기>

①나도 외갓집 여인들처럼 나이가 드니 왜 이렇게 면이 ‘땡’기나 모르겠다. ②특히 여름에는 그렇다. ③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물냉면 대신 해 먹는 게 냉잔치국수다. ④외갓집 여인들은 뜨거운 국물에만 잔치국수를 말아 먹었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육수를 잘 내고 고명 선택만 잘하면 시원한 잔치국수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⑨찬 멸치육수의 맛과 들기름의 고소한 향, 매운 땡초의 알싸함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⑩찬 국물에 말아 먹으니 면이 쫄깃하고 쉽게 불지 않아 매 젓가락마다 후루룩 소리가 절로 난다.(p.92)

-문장은 총⑩문장입니다. 윗 문단을 모두 작문하시면 됩니다. 단, 문장의 개수와 문장의 길이를 가급적 맞춰 작문해주세요. (작문하실 때 숫자는 빼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