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오늘 뭐 먹지? (권여선 음식산문집) - 10

물빛향기 2020. 4. 6. 13:26

오늘 뭐 먹지? (권여선 음식산문집) - 10


<미션 6. ‘권여선처럼 쓰기’ >


-마지막 미션은 ‘권여선처럼 쓰기’입니다.
-에세이를 직접 써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분량은 예시문 정도의 분량이 좋겠습니다.
-문장 길이를 가급적 짧게 씁니다.
-물 흐르듯이 쓰고, 어려운 용어를 많이 넣지 않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서술해도 좋겠습니다.(예시문 1)
-어릴 때 먹던 추억의 음식을 생각해 써도 좋겠습니다.(예시문 2)
-명절음식과 단상을 서술해도 좋겠습니다.(예시문 3)
-예시문처럼 제목도 달아주시면 좋겠네요.(까칠한 오징어튀김, 삐득삐득 고등어, 콩가루의 명절상)
-또는 그동안 작문하신 권여선의 에세이를 골라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참고해 쓰셔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예시문은 1,2,3 필사는 모두 하셔도 되고, 하나만 필사하셔도 됩니다.
-필사는 사진으로 올려주시고 ‘자유 에세이는’ 단톡창에 바로 쳐서 올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 쓰시는 분은 힘들겠지만 작문처럼 쓰신다 생각하고 자유롭게 쓰시길 바랍니다.


예시문 1)  까칠한 오징어튀김

   가끔 못 견디게 마른 오징어튀김이 먹고 싶으면 이제 내가 직접 튀겨 먹는 수밖에 없다. 일단 마른 오징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불리는데, 이때 적당량의 소금과 설탕과 맛술을 넣으면 좋다. 불린 오징어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밀가루를 빈틈없이 묻히고 반죽을 입혀 식용유 오백 밀리 정도를 프라이팬에 붓고 튀긴다. 예고 없이 기름이 뻥뻥 튀니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직접 해보면 마른 오징어튀김은 절대 집에서 해 먹을 게 못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가 이걸 안 해주게 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안 파니 어쩌랴.(p.220)


예시문 2)  삐득삐득 고등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늘의 안주는 반건조고등어로 결정되었다. 생선이라면 무조건 싱싱한 생물이 맛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겠지만 반건조 생선의 야릇한 감칠맛은 먹어본 사람들만 안다. 요즘에 흔히 쓰는 ‘반건조’라는 말을 나는 어렸을 땐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지역마다 표현이 달랐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삐득삐득’ 말린다고 했다. 그 시절엔 집집마다 시장에서 생선을 사다 소금을 뿌리거나 소금물에 담갔다 건져 채반에 널어 마려 먹었는데, 우리 집에서도 바짝 말려도 안 되고 덜 말려도 안 되고 반드시 삐득삐득 말려야 했다.(p.225)


예시문 3)  콩가루의 명절상

   이렇게 음풍농월하며 긴 명절 연휴를 다 보내고 나면 어느덧 원고 마감이 코앞에 들이닥친다. 그렇게 원 없이 먹고 마시고 쉬었는데 일할 맛이 안 나면 인간도 아니지 싶어 도서관에 나와 앉아 글을 쓰고 있노라니, 지난 설에 먹은 부드럽고 고소한 도미찜 맛이 아련히 떠오른다. 입가에 미소가 돌고 명절이 이래서 좋은 거구나 싶다. 태곳적 조상들이 명절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이유도 이렇게 휴식과 충전, 감사와 즐김의 시간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런 참뜻을 잊은 지 오래인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명절의 참뜻은 소수 콩가루들의 삶 속에서만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설은 지나갔고 추석은 언제 오나, 콩가루는 간절히 그때만 기다린다.(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