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필사 3일차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언덕 위에는 봉분들로 보이는 부드러운 융기들이 잔디로 덮여 있었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경북 고령이나 부산 동래의 가야 고분군들이 바로 떠올랐다. 그리고 끝없이 이동하는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던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 피곤하고 위험한데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여전히 인간은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아니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이 아직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199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 2천만 명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났으나 2016년이 되면 12억 4천만 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어났다. 전 세계 항공 승객은 1995년에는 13억 명가량이었는데 2017년에는 39억 명으로 세 배나 폭증했다. 인류는 여행을 포기할 생각이 없을 뿐 아니라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이 이동하고자 한다는 것을 통계는 보여준다. VR이니 AR이니 하는 가상현실 기술이 여행을 대체하리라는 얘기도 어디선가 벌써 하고 있을 것 같지만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아볼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호모 비아토르는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곳곳에서 짐을 꾸리고 길을 떠나고 있다. - 여행의 이유(김영하, p.92~93)
■ 문장 분석
-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 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고 했다.’(p.87)며 인간은 이동하는 본능이 있기에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라고 했네요.
-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던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며 여행하는 인간의 근거를 말하고 있습니다.
- ‘아니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부분은
TV과 나왔을 때 영화관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화관을 찾는 관객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구글이 전 세계 유명 미술관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인간은 직접 몸으로 느끼며 미술관에 가고 싶어한다고 적었습니다.
-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이 아직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1995년에는~~’ 라며 통계를 근거로 앞문장(‘아니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 ‘인류는 여행을 포기할 생각이 없을 뿐 아니라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이 이동하고자 한다는 것을 통계는 보여준다.’ 수치화 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 ‘호모 비아토르는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곳곳에서 짐을 꾸리고 길을 떠나고 있다.’ 인간은 떠나고 싶고 가서 거기 있고 싶고 몸으로 느끼고 싶은 본능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셔도 좋겠습니다.
단상)
길을 걷는 사람 김진래 -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1889~1973)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는 걷는자, 지나가는자, 나그네, 떠도는 사람, 길 위의 사람, 등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마르셀이 생각하는 인간은 마음에 그리움을 품고 하나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인류는 걸었다. 끝도 없이 걷거나 뛰었고, 그게 다른 포유류와 다른 인류의 강점이었다. 어떤 인류는 아주 멀리까지 이동했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그린란드나 북극권까지 갔고, 몽골에서 출발한 어떤 그룹은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 마야와 잉카, 아즈텍 문명을 일구었다.” - 여행의 이유(김영하, p.89)
‘Solvture Ambulando’ ‘걸으면 해결된다.’라는 라틴어 말인데, 이로 인해 한때는 공휴일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약 20~35km를 걷기에 온전히 빠져 생활한 적도 있었다. 성경 잠언 16장 9절에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이란 성경 말씀이 있다. 이 말씀처럼 나는 걷기를 계획하고 또 함께 하시는 분이 있어서 걷는 일에 열중할 수 있었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란 ‘길은 걸어갈 때 이루어진다’라는 장자의 말이 있다. 그래서 땅위를 걸어갈 때 마음과 몸이 건강을 찾고 무엇인가 이루었다는 소망이 생기면서, 삶의 활력을 찾기 시작하면서, 다시 자전거로 자전거 도로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인간은 끝없이 이동해 왔고, 그런 본능은 우리 몸에 새겨져 있다.” - 여행의 이유(김영하, p.87)
오늘은 21대 총선이 있었던 날이다.
투표를 하고 딸내미 운전 연습 겸,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나들이를, 딸내미가 운전을 하고 나는 조수석 앉아서 길안내와 속도와 차량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다녀왔다. 오랜만에 나들이 하면서 걷고 하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걷기에 대해서 끝도 없이 걷거나 뛰는 것이 인류의 강점이라고 하니 이제부터 다시 걷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
뤼순의 ‘고향’이란 산문에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한다. 나도 뤼순의 말처럼, 부지런히 걸어서 새로운 인생길을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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