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아직과 이미 사이 - 박노해

물빛향기 2020. 5. 4. 23:10

아직과 이미 사이       -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는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 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 되어야 해

 

      - 시 에세이집<사람만이 희망이다>(해냄, 1997, 초판 / 느린걸음, 2015, 개정판)

 

  === 아직 or 이미  =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랑하다 죽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사랑없이 사는 것은

더 두려운 일이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지요.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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