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가 -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 시집<기억의 집>(문학과 지성사, 1989)
=== 사람에게는
'망각'이라는 선물같은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을 써 먹지 못하는가?
그러므로 님이 톡(카톡)하지 않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또 평생동안 난 뒤척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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