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기억하는가 - 최승자

물빛향기 2020. 5. 10. 22:07

기억하는가     -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 시집<기억의 집>(문학과 지성사, 1989)

=== 사람에게는

'망각'이라는 선물같은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을 써 먹지 못하는가?

 

그러므로 님이 톡(카톡)하지 않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또 평생동안 난 뒤척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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