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나의 마다가스카르 1 - 허연

물빛향기 2020. 5. 31. 20:24

나의 마다가스카르 1       - 허연

세월 하나 지나갔다

 

별자리가 천천히 회전을 하는 동안

우기가 볏속까지 스며드는 동안

 

마다가스카르 항구에선

이해하지 못했던 노래가 가슴을 치고

사랑 하나, 서서히 별똥으로 떨어진다

 

나는 투항 했던가

감당 안 되는 빗물이 길을 막아버린 오늘

나는 마다가스카르에 투항했는가

 

젖은 그물에 엉켜 죽어가는 펠리컨을 보며

비틀스의 해산을 떠올렸다

 

항구에서의 세월

나의 마다가스카르에선 세월과 친해질 수 없다

 

오늘 또

뼈만 남은 노인이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들짐승처럼 소리 없이 등 뒤를 지나갔다

 

마다가스카르의 어느 날

세월 같은 게 하나 지나갔다

 

- 시집<내가 원하는 천사>(문학과 지성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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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의 위치를 찾다가

'마다가스카르 1,2,3'을 만나고,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섬나라.

바오밥 나무가 유명한 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