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전지적 작가가 될 때까지 최대한 느리게 소설 쓰기 <소설가의 일, 김연수>

물빛향기 2020. 6. 9. 22:16

♣ 9일차 에세이 필사하기 - '전지적 작가가 될 때까지 최대한 느리게 소설 쓰기' <소설가의 일, 김연수>

 

♣ 필사 본문

전지적 작가가 될 때까지 최대한 느리게 소설 쓰기

   게다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달리기라면 나보다 더 잘 달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만화주인공처럼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아.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겠어!”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달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집을 나서자마자 스톱워치를 누르고 아무 방향으로나 달려간다. 최선을 다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조금만 힘들어도 걷는다. 줄곧 힘들면 줄곧 걷는다. 그렇게 절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십오 분이 지나면, 다시 돌아서서 집으로 향한다. 돌아올 때는 걷든 뛰든 내 마음대로 한다.
   그리고 정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달렸다. 처음에는 거의 걸었으니까. 일단 십오 분만 밖에서 보낸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그러자 이전에 이를 악물고 달렸던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가 집들의 생김새며, 담 너머로 무성한 가지를 내민 나무며, 처음 들어가본 골목길의 모퉁이를 돌았을 때 펼쳐진 풍경 같은 것들. 눈만 새로 뜬 게 아니라 귀와 코도 열렸다. 새소리도 들렸고, 흙냄새도 났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과 흙바닥을 디디는 느낌은 제각각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폭풍이 몰아치거나 폭설이 쏟아지는 날에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점에서는 그때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우산을 들고 하릴없이 걸으며 빗방울을 머금은 꽃잎을 들여다보거나 두터운 외투를 입고 막 내린 눈에 발자국을 찍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는 그 어떤 날에도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나는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됐다.                                       - p.228 <소설가의 일, 김연수>

 ■ 문장 분석

- 20대에 읽은 만화책에 “이번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지 마세요”라는 부분을 읽고 인생의 문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 달리기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달리면 어떨까 생각하고 가장 느리게 달리는 방법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 “좋아.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겠어!”라며 집을 나와 아무 방향으로 달린다고 하네요.
- ‘최선을 다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조금만 힘들어도 걷는다. 줄곧 힘들면 줄곧 걷는다.’ 절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십오 분만 뛴다고 합니다. 
- ‘다시 돌아서서 집으로 향한다. 돌아올 때는 걷든 뛰든 내 마음대로 한다.’ 며 자신이 달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뛰면 마음에 부담감은 없겠네요.
- ‘그러자 이전에 이를 악물고 달렸던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해 다음 문장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 길가 집들의 생김새/ 담 너머로 무성한 가지를 내민 나무/ 골목길의 모퉁이를 돌았을 때 펼쳐진 풍경/ 새소리도 들렸고/ 흙냄새도 났다 등이 새롭게 보였다며 예시를 들어줍니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폭풍이 몰아치거나 폭설이 쏟아지는 날에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되니 이런 장점이 있다고 언급하네요.
- ‘우산을 들고 하릴없이 걸으며 빗방울을 머금은 꽃잎을 들여다보거나 두터운 외투를 입고 막 내린 눈에 발자국을 찍었다.’ 아름다운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나는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됐다.’ 느리게 달리지만 매일은 달린다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 달리기에 대한 자신만의 사유와 행동을 나열한 에세이입니다.
- 내가 하고 있는 운동에 관한 에세이를 써도 좋겠습니다. 

 

♣ 필사본 

♣ 단상
꾸준히 하는 것 없이 하는 운동.

 

    운동이라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한 것은 없다. 2011년 겨울부터 걷기 매력에 빠져서, 휴일에 무조건 걷기 시작했다. 보통 8시간에서 12시간씩 걸었다. 한양도성(서울성곽)길을 시작으로 북한산 둘레길(71.8km) 13번 완주, 서울 둘레길(157km) 2번 완주를 하고서, 경기도에 있는 당일 코스로 완주할 수 있는 구간을 찾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등산을 시작했는데, 청년 때 도봉산에 올라간 기억을 더듬고, 도봉산을 시작으로 북한산 코스를 줄기마다 타고, 수락산, 불암산,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등등 등산을 했지만, 관악산은 아직도 못 올라봤다.

   걷기와 등산을 통해 다리는 튼튼해지는데, 허리와 무릎 관절은 점점 더 아파온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도 빨리 달리는 것은 아니고, 체력에 맞춰서 천천히 달리고 있다. 2016년부터 4대강<한강(남한강, 북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에 도전 중이다. 올해 하계휴가 때 영산강과 섬진강을 완주해야 하는데, 지금 체력으로는 힘들 것 같은데, 체력 단련을 잘 해서 꼭 도전에 성공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자전거와 걷기에 도전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