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별을 보며 - 이성선

물빛향기 2020. 6. 15. 21:46

별을 보며      - 이성선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시선집<빈 산이 젖고 있다>(미래사, 1991)


===

 

새벽 출근길에 하늘을 쳐다보면

별들은 나를 보네

너의 빛남을 인해

너의 찬란함을 볼 때

나는 무엇이 되리.

☆ 별이 빛나는 밤 1888년 9월, 캔버스 유채,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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