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농담 한송이 - 허수경

물빛향기 2020. 6. 19. 22:31

농담 한송이           - 허수경(1964~2018)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

끝끝내 서럽고 싶다

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 싶다.

 

     -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문학과지성사, 2016)

===

나비처럼

 

인생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서러움과 슬픔과 아픔을 버릴 수 있도록 

나비처럼 날아가서 사라져도 

좋을만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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