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은밀한 시간을 만들자!'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난다>

물빛향기 2020. 9. 29. 20:58

♣ 5-25일차  :  '은밀한 시간을 만들자!'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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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첫 산문집. 삼십여 년의 세월 속에 발표했던 여러 매체 속 글 가운데 추려 이를 1부와 3부에 나눠 담았고, 그 가운데 2부로는 강운구 구본창 선생의 사진 가운데 이 책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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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사할 본문

▮은밀한 시간

   물론 이런 투명성에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사람살이란 묘한 것이어서 우리는 투명한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불투명한 것을 획책한다. 산중에 수도하러 들어간 사람은 사진을 물처럼 투명하게 만들려 하면서도 세상이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이 되려 한다. 대도시에 나와 간결하고 명료한 삶을 살려는 젊은이의 욕망에는 또한 자신을 군중 속에 감추려는 열망이 함께 따라붙는다. 인터넷은 인간들의 모든 삶을 한꺼번에 끌어안기 위해 그 그물을 더욱 넓고 더욱 촘촘하게 짜겠지만, 사람들은 또 어디로 피해 달아나 은근한 사이트를 구성할 것이다. 그래서 그 그물이 더 커진다. 불투명한 것들이 투명한 것의 힘을 만든다. 인간의 미래는 여전히 저 불투명한 것들과 그것들의 근거지인 은밀한 시간에 달려 있다.(2001) (p.283) 

■ 문장 분석

- ‘그러나 사람살이란 묘한 것이어서 우리는 투명한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불투명한 것을 획책한다.’ 투명성도 유용하지만 불투명한 것도 삶에는 요구한다고 하네요.
- ‘대도시에 나와 간결하고 명료한 삶을 살려는 젊은이의 욕망에는 또한 자신을 군중 속에 감추려는 열망이 함께 따라붙는다.’며 자신을 투명하게 보여주려는 반면 감추려는 욕망도 존재하고 말합니다.
- ‘불투명한 것들이 투명한 것의 힘을 만든다.’ 모순되는 말 같지만 이 말의 뜻을 헤아려보면 좋겠습니다.
- ‘인간의 미래는 여전히 저 불투명한 것들과 그것들의 근거지인 은밀한 시간에 달려 있다.’ 인간의 미래와 불투명한 것, 은밀한 시간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 필사하기

 

 

요점정리

 

- 투명성에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점이 없지 않다.

- 사람살이란 묘한 것이어서 우리는 투명한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불투명한 것을 획책한다.

- 자신을 물처럼 투명하게 만들려 하면서도 세상이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이 되려 한다..

- 대도시에 나와 간결하고 명료한 삶을 살려는 젊은이의 욕망에는 또한 자신을 군중 속에 감추려는 열망이 함께 따라붙는다.

- 불투명한 것들이 투명한 것의 힘을 만든다.

- 인간의 미래는 여전히 저 불투명한 것들과 그것들의 근거지인 은밀한 시간에 달려 있다.

 

 

단상 - 은밀한 시간을 만들자!

 

   “대도시에 나와 간결하고 명료한 삶을 살려는 젊은이의 욕망에는 또한 자신을 군중 속에 감추려는 열망이 함께 따라붙는다.” (p.364,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자신을 군중 속에 감추려는 열망이 함께 따라붙는다.’라는 말처럼 삶의 모습들을 은밀하게 감추고 싶다. 그래서 투명성을 요구하면 불투명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대도시의 생활을 접고, 한적한 시골에 은밀하게 살고 싶다. “불투명한 것들이 투명한 것의 힘을 만든다.”는 모순 같은 말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나의 기억과 추억, 또는 무의식 속에 있는 은밀한 것들이 궁금해진다. 나의 미래는 지금도 불투명한 것들로 가득하지만, 그것으로 나의 은밀한 시간을 만들어 달려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