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 최승자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어서
우연히 연기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걸까
오늘도 북해의 물고기 하나
커다란 새 한 마리로 솟구쳐 오르고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속살속살 눈 내리는 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대상이
이미 우리 가운데 그윽히 스며 있다
- 現代文學 2010년 11월호 (통권 671호), 현대문학(2010년 11월 1일)
* 속살속살 :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조금 수다스럽게 자꾸 이야기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 인생은 보석의 빛이 결코 아니요. 뿌옇게 타오르는 모깃불이라 - 토지
-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벳속담
♣ 나만의 생각)
사람은, 필연으로 이 땅에 연기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존재로서, 오늘도 우리는 지금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우리 앞선 이들은 이 세상의 여행을 마치고 떠나갔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신이 이미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詩) 같다.
'독서이야기 > 익어가는 하루(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리 - 이성선 (0) | 2020.10.24 |
---|---|
불취불귀 不醉不歸 - 허수경 (0) | 2020.10.09 |
나무의 일 - 오은 (0) | 2020.10.04 |
모래 여자 - 김혜순 (0) | 2020.10.03 |
첫사랑 - 이정록 (0) | 2020.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