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 최승자

물빛향기 2020. 10. 5. 12:08

200)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 최승자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어서

우연히 연기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걸까

 

오늘도 북해의 물고기 하나

커다란 새 한 마리로 솟구쳐 오르고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속살속살 눈 내리는 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대상이

이미 우리 가운데 그윽히 스며 있다

 

- 現代文學 201011월호 (통권 671), 현대문학(2010111)

 

* 속살속살 :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조금 수다스럽게 자꾸 이야기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 인생은 보석의 빛이 결코 아니요. 뿌옇게 타오르는 모깃불이라 - 토지

-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벳속담

 

♣ 나만의 생각)

   사람은, 필연으로 이 땅에 연기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존재로서, 오늘도 우리는 지금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우리 앞선 이들은 이 세상의 여행을 마치고 떠나갔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신이 이미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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