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0일차 에세이필사 : “소설을 읽는다는 건” <사랑 밖의 모든 말들 / 김금희 / 문학동네 / 2020)
◈ 필사할 본문
▮ 더이상 나쁘지 않은 날들 소설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나쁨’에 대한 지겨운 고백을 듣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울어야 할 일과 절대 울고 싶지 않은 일, 되돌려주고 싶은 모욕과 부끄러움, 한순간 광포한 것으로 변해버리는 환멸과 후회들이 차창 밖처럼 연속된다. 나는 누구나 아주 나빠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믿고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한계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어떤 소설은 어느 나쁘지 않은 오후에 누군가의 문상을 가듯 읽어 주었으면. 우리는 언젠가 이 세계에서 지워져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이들이 되겠지만 아직 우리는 내가 나빴습니까, 하고 더 물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므로 문상을 가는 우리의 얼굴이란 다 젖었다가도 마르고 어두워졌다가도 다시 밝아 질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 나는 그 먼길을 오가야 하는 명절의 기차여행을 지겨워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한다. 대전역 플랫폼에 내려 가락국수를 사러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기억하지 않았다면 나는 훨씬 더 쓸쓸한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p.152) |
▮문장 분석 - 작가는 소설 <문상>을 썼던 상황과 어린 시절 친족들이 사는 남쪽 도시를 방문했던 기억을 소환합니다. - 단편 「문상」은 가까운 이의 죽음에서 비롯된 죄책감이 폭력적으로 발현되는 장면을 포착하며 그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간직한 ‘송’은 타인을 위로하기 위해 떠난 문상길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보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 명절 때면 남쪽나라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기가 어려웠지만 그런 기억들이 있어 소중하다고 합니다. - ‘소설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나쁨’에 대한 지겨운 고백을 듣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며 소설을 읽는 의미를 언급하네요. - ‘그러니 어떤 소설은 어느 나쁘지 않은 오후에 누군가의 문상을 가듯 읽어 주었으면.’ 독자를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입니다. - ‘문상을 가는 우리의 얼굴이란 다 젖었다가도 마르고 어두워졌다가도 다시 밝아 질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에 빠졌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울고, 웃고 등등. 문상의 얼굴과 비교합니다. - ‘대전역 플랫폼에 내려 가락국수를 사러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 유년시절 지겨웠던 기차여행의 한 컷이지만 지금은 작가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기억이 되었겠네요.
▸한 줄 essay : 소설을 읽는다는 건 ______________________ 일일지도 모르겠다. (밑줄을 채워보세요.) |
◈ 필사하기
◈ 단상) 소설을 읽는다는 건
- 소설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나쁨’에 대한 지겨운 고백을 듣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 어떤 소설은 어느 나쁘지 않은 오후에 누군가의 문상을 가듯 읽어 주었으면.
- 문상을 가는 우리의 얼굴이란 다 젖었다가도 마르고 어두워졌다가도 다시 밝아 질 수 있을 것이다.
- 먼길을 오가야 하는 명절의 기차여행을 지겨워했지만 소중한 추억.
- 플랫폼에 내려 가락국수를 사러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더 쓸쓸한 어른이 되었을지.
(사랑 밖의 모든 말들 / 김금희 p.152)
▸ 한 줄 essay : 소설을 읽는다는 건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알아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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